서신 제39호
성령에 관하여(3)
-성령의 충만함을 받고 그 가운데 항상 거하는 길-
주안에서 사랑하는 형제, 자매에게.
우리 주님의 귀하신 이름으로 다시 문안을 드릴 수 있으니 참으로 기쁩니다. 이 서신을 통해서도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말씀해 주시고 또 축복해 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이 서신에서는 성령의 충만함을 받는 것에 관해서 몇 가지 사실을 좀더 상고해 보기를 원합니다. 에베소서에서 에베소 신자들이(물론 이들은 이미 성령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엡1:13) 성령의 충만함을 입으라는 권고를 받은 그 성구의 위치를 주시해 보는 것은 참으로 흥미 있는 일입니다. 그것은 명령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 권고는 사도 바울이 가정의 일원으로서 각자에게 주어진 각가지 위치를 잘 지켜나가고 직분을 성취하는 데에 관한 일반적인 충고를 믿는 자들에게 하기 바로 직전에 한 권고입니다.
즉, 엡5:22 -“아내들이여 자기 남편에게 복종하라”
엡5:25 -“남편들아 아내를 사랑하라”
엡6:1 -“자녀들아 너희 부모를 주안에서 순종하라”
엡6:4 -“아비들아 너희 자녀를 노엽게 하지 말라”
엡6:5 -“종들아 성실한 마음으로 상전에게 순종하라”
엡6:9 -“상전들아 너희도 ... 이와 같이 하라”
다시 말해서 바울이 강조하고 있는 사실은 심지어 지극히 평범한 일상생활에 있어서도 우리 자신의 힘만으로는 하나님께서 기대하시는 만큼의 올바른 생활을 할 수 없다는 것과 아울러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성령의 충만함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제 성령의 충만함을 받고자한다면 우선 첫 단계로 내게 이 충만함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그리고 동시에 그런 경험을 받지 못한다면 아무 소용도 없고 결국 낭패하고 만다는 사실도 깨달아야 합니다. 스스로 올바르게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한 성령 충만함을 느끼지 않을 것이며 그렇게 되면 하나님께서 이미 마련해 놓으신 것을 믿음으로 받지도 못하게 됩니다. 예수께서는 “의에 주리고 목마른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배부를 것임이요” 즉, 충족함을 받을 것이라고 말씀했습니다.(마5:6) 이것은 결코 어길 수 없는 주님의 약속입니다. 즉, 바꾸어 말하면 자신의 실패를 깨닫고 자신의 무기력함과 연약함, 그리고 주께서 요구하시는 그런 삶을 자기 힘으로는 결단코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깊이 깨달을 때 비로소 우리는 성령의 충만을 통해서 받는 하나님의 능력의 필요를 동감하게 되는 것입니다. 바로 이런 단계에 오게 되면 이제 그 사람은 하나님께서 이미 오래 전부터 선물을 주시려고 예비해 두셨던 것을 믿음으로 받을 준비가 된 자이며 또 받을 수 있습니다.
에베소서에도 언급되어 있지만 사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엡5:18절에서 성령의 충만함을 입으라고 명령하시기 오래 전부터 이미 우리 모두가 성령의 충만을 받을 수 있도록 다 예비해 두셨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에베소서 1:3절에서 사도 바울이 무엇이라고 말하고 있는지 보십시오. 이 구절을 천천히 주의깊게 꼭 읽어보십시오. “하나님... 모든 신령한 복으로 우리에게 복주시되...” 여기서 “복주시되...는 이미 복을 주셨다”는 의미이지 결코 “장차 주실 것이라”는 뜻이 아닙니다. 이 모든 신령한 축복이 그리스도 안에 있으며 하나님께서 마련하셨고 또 그의 아들을 주실 때 우리에게 이미 값없이 다 주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성령의 충만함을 포함한 모든 신령한 축복도 또한 내 공로나 울고 가슴을 치거나 혹 금식을 강행하는 어떤 일의 댓가로 얻는 것이 아니고 단지 믿음으로만 얻을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 이미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모두 신령한 복으로 우리에게 복주셨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이미 주신 것을 나의 상속(곧 후사)으로 알아 성령의 충만함을 다만 믿음으로 구하고 받으면 됩니다. 바울이 에베소서 3:14-21절에서 간절히 드린 기도를 알고 계십니까? 3:16절을 보십시오. “... 그의 성령으로 말미암아 너희 속 사람을 능력으로 강건하게 하옵시며.” 이것은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이지 결코 우리가 애쓰고 수고할 것이 아닙니다.
이제 3:18절을 봅시다. “... 능히... 그리스도의 사랑을 알아 ...” 그리고 3;19절에는 “... 어떠함을 깨달아 하나님의 모든 충만하신 것으로 너희에게 충만하게 하시기를 구하노라.” 바울은 하나님께서 이미 우리에게 성령의 능력과 충만함과 그리고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신령한 축복을 이미 주셨다는 것을 알고 또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그는 모든 믿는 자들이 이것을 깨닫고 알아 깊이 이해하기를 바라며 또 그래서 믿음으로 그것을 받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이제 이런 여러 가지를 통해서 볼 때 성령의 충만함을 경험하는 것에 관해서는 두 측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①우선 성령의 충만함을 받지 못한다면 자신의 완전한 무기력과 실패 밖에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깊이 이해하고 깨달아야 합니다. 이렇게 될 때 스스로 하나님의 축복에 대한 주림과 갈급함을 느끼게 됩니다.
②그 다음에 하나님께서 주 예수 안에 온전하신 모든 것을 마련하시고 또 주셨다는 것을 깨달아 알 필요가 있습니다.
“... 그리스도 안에서 하늘에 속한 모든 신령한 복으로 우리에게 복주시되...”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이미 주신 것을 단순한 믿음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성령의 충만한 가운데 거하는 비결이 여기 있습니다. 즉, 나 자신만으로는 무기력하고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항상 깨달아 알고 더 나아가서 주님께서 완전하게 마련해 놓으셨다는 것을 계속해서 깨달아 알며 또한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이미 주신 성령의 충만함을 믿음으로 단순하게 받아들이고 경험하는 것입니다.
사도행전 13:52절을 보면 안디옥에 있는 어린 신자들이 기쁨과 성령이 충만했다고 말합니다. 바울이 극심한 핍박 때문에 그곳에 8-10일 정도밖에 머물 수가 없었기 때문에 그 기간 중에 구원받은 사람들은 신앙이 어린 그리스도인들이었지만 그때 그들은 성령이 충만했습니다. 이 축복을 받기 위해 오래 기다려야 하는 것도 아니고 또 반드시 믿음이 크게 성장해야만 하는 것도 아닙니다. 이미 믿는 사람들은 누구든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모든 신령한 복으로 복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주의 해야할 사실은 그들이 안디옥에서 제자라고 불렸다는 것입니다.(행13:52)
평범한 그리스도인일지라도 헌신적으로 주님을 따르고자 하며 주님의 은혜로 그를 의뢰하고 순종하고자 하는 자들에게 하나님께서 성령으로 충만하게 해주셨습니다. 마찬가지로 나도 주님을 따르기를 앙망하며 순종하기를 기뻐할 때에는 언제나 성령의 충만을 알 수 있는 것입니다.(행5:32)
아직 이런 축복을 경험하지 못했다면 주께서 이미 그리스도 안에서 나에게 주신 이 놀라운 축복으로 인도해 주시길 기도하십시오. 또한 항상 그의 은혜로 주님을 간절히 따르고 순종하기를 간구하면서 주께서 은혜 중에 예비해 놓으신 성령의 충만을 단순하게 받아들이기만 한다면 주님께서는 이 축복을 끊임없이 부어주실 것입니다. 주 예수님의 은혜가 항상 풍성하시기를 빕니다. 믿음을 겸한 사랑이 함께 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